安らかで心地良い、その分価値のあること。

안락하고 편하고 그만큼 가치로운 것.

 

캐롯가든은 지금 지나고 있는 현재의 내 모습을 잠깐 새겨 둘 수 있는 공간이 되어도 좋을 것 같기에. 지난 5월, 조금은 의도적으로 떠났던 교토에서의 마지막 날. 여행 노트에 적어 둔 일기를 옮기며 시작해 볼까 합니다.

<キャロット . ガーデン>は今も過ぎて行くばかりの現在の私の姿を、しばらくの間、刻んで置く場所であっても良いかなと思って。去る5月、少しは意図的に旅立った京都での最後の日。ノートに書き込んだ日記を書き写すことで始めようと思いま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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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밖에 존재하는 또 다른 그 무엇으로 인해 모호했던 나를 좀 더 뾰족하게 발견한 적이 있나요? 누군가와 함께 하는 시간, 누군가와 함께 하는 공간 속에서. 내가 좋아하는. 그런 사소하지만 버리기 싫은 것들을 하나씩 떠올려 봅니다.

自分の外に存在する何かによって今まで曖昧に分かってた自分のことをより鋭く発見出来たことって、ありますか? 誰かと一緒に過ごす時間、誰かと一緒にいる空間の中で。私が好きな、細やかだけど捨てられない物を一つずつ思い出して見ます。

건축가 김수근 선생님이 설계하신 경동교회의 차곡차곡 단단한 붉은 벽돌의 위엄. 위험한 동경 대신 안전한 현실을 선택하곤 했던 나에게 항상 그 선택이 옮았음을 일깨워 주는 신혼여행 사진. 내 평생 유일하게 가지고 싶었고, 또 실제로 가진 작은 명품. (엄청나게 비싼 건 아닙니다. 오해 마세요)

建築家の 金壽根さんが設計した京東敎會のきちんと積み上げられた赤煉瓦の威厳。危険な憧憬より安全な現実の方を選んだりする私に、いつもその選択で良かったと思わせてくれる新婚旅行の写真。一生唯一欲しがってた、今は実際に持つ事が出来た小さなブランド物。(すごく高い物ではありません。ご誤解なさらないように)

가끔씩 책을 만들고, 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귀한 느낌의 책들에 둘러싸여 아무 생각없이 망중한을 즐기는 때. 밤새도록 이어지는 친구들의‘내일 일은 난 몰라요’수다와 매번 잔인하게 덮쳐오는 다음 날의 피로. 따끈한 햇볕과 바람으로 ‘바싹’ 말렸을 때만 나는 향긋한 빨래 냄새. (빨래줄과 빨래집게도 있으면 더 좋고요) 일어나고 싶을 때까지 계속 잠들어도 된다고... 내 몸과 마음에게 조금은 이기적인 게으름을 허락할 수 있는 용기. 뚱뚱한 용기에 담긴 바나나 우유와 당 떨어졌을 때 마시는 바닐라 라떼, 달걀로 만든 모든 요리. 그리고, 아플 때 옆에서 보살펴 주는 누군가에게 느껴지는 이유 없는 안도감. 내 허물을 탓하지 않는 사람...

ある時は本を作り、言葉では言えない高貴なオーラを発する本たちに囲まれて楽しむぼんやりした忙中間。朝まで続く友達との‘明日は知らないトーク’とその度に許しなく襲い掛かる明日の 疲れ。暖かい日差しと風で‘カラット’乾いた時にだけ出会える洗濯物の香り。(干し紐と洗濯バサミがあったらより良し)起きたいまでずっと寝てても良いよって、自分の体と心に少し自己中なサボリを許して上げる勇気。ぽってりしたカップに注がれたバナナ牛乳と低血糖になった時のバニララッテ、卵で出来た全てのお料理。体調の悪い時、隣で面倒見てくれる人から伝わってくる理由のない安心感。私の過ちを責めない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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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요즘 들어 부쩍 나를 힘들게 하는 가족과의 덜컹거림이 떠오르자 더 이상 혼자만의 상상을 이어 갈 수 없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가족은. 어쩌면 부양이란 의무로 맺어진 일종의 계약 관계가 아닐까? 생각했다. 더 잘 되라고, 더 고생시키지 않으려고, 어디 내놓아도 안 부끄러운 자랑스러운 네가 되어야 한다고. 이런 숨이 턱 막히는 가족들의 기대와 잣대에서 그만 탈출하고 싶었나 보다.

ふっと、最近特に私を苦しめてる家族との軋みが思い浮かんで、これ以上一人だけの想像は 続けられなかった。私たちが理解してる家族って、もうしかしたら<養う義務>で結べられた一種の契約関係ではないかなと思う。より成功して欲しい、苦労しないで欲しい、どこに出しても恥ずかしくない自慢の子になって欲しい 。こんな息苦しい家族の期待と定規から逃げ出したかったかも知れな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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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에 남아있던 묵직한 잔돈들을 없애면서 나를 짓눌렀던 무거운 욕망들을 함께 털어내 버린 듯 마음이 가벼웠다. 그렇다. 몸에 지닌 것이 없으면 그만큼 가볍고 자유롭다. 내가 가진 눈에 보이지 않는 자원은 대신 안락하고 편하고 그만큼 가치로운 것에 쓰면 그만이다.

그렇게 살고 싶어? 그럼 그렇게 해! 바로 지금부터.

財布に残ってた重たいコインを使い果たしたら、自分をぐっと押さえていた欲望を一緒に打ち払ったような軽い気持ちになった。そうだ。持ち物がないとその分軽いし自由だ。自分が持っている見えない資源は代わりに安らかで心地よくてその分価値のあることに使えばそれだけで良い。

そんな風に生きて行きたい? ならそうしよう、今すぐ。

 

 

2019.05.08

SWAN/ キャロット . ガーデン マネージャー

 

© markcf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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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start’ something

무언가를 ‘시작’한다는 것

 

On a rainy day in Jeju Island, I was thinking, it could mean ‘you get something done properly’.

“Only those who are ready to go on a journey can break away from the restraints.”

Maybe it was because of the strange feeling I had on the plane to Jeju reading the Herman Hesse’s words.

비가 오는 제주도에서, 그건 ‘무언가를 제대로 끝낸다는 뜻 아닐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여행을 떠날 각오가 되어있는 사람만이 자기를 묶고 있는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

제주도행 비행기 안에서 본 헤르만 헤세의 글귀가 계속 머리 속을 파고들던 묘한 기분 때문인지도 모르겠어요.

 

Today I’ve been to the café ‘Yoyomumoon’ at the recommendation of a Carrot Garden creator.

When we were chitchatting some time ago, I talked about my dream place where I could make and sell all kinds of stuff made of carrots from a real carrot garden. That’s when the creator recommended it to me. An old acquaintance of the creator was running it.

‘Yoyomumoon’ means being unknown since being ordinary. Unlike other hip places, it was a place like sikhye, the sweet rice punch with the white grains floating around.

“I heard about this place a lot”, “It’s gorgeous. How did you do that?” You don’t need anything like this. All we can say is “We enjoyed it.” with a huge smile. That will do much for your respect and appreciations.

오늘 캐롯가든 크리에이터 중 한 분의 소개로 우연히 알게 된 ‘요요무문’이란 카페에 갔습니다.

언젠가 진짜 캐롯가든에서 캔 당근으로 주스랑 케이크, 수프, 빵, 샐러드 등을 파는 카페를 하고 싶다고 그 분에게 이야기를 하니 동호회에서 알고 지내던 사람이 벌써 제주도에서 그런 카페를 하고 있으니 한 번 찾아가 보라고 알려준 곳이었죠.

名譽(명예)나 名聲(명성)이 드날리지 않아 남에게 알려짐이 없다는 뜻을 가진 카페 이름 ‘요요무문(寥寥無聞)’

그동안 가 본 힙 카페들과 달리 파면 팔수록 하양 쌀알들이 계속 떠오르는 고소하면서도 달콤한 추억의 식혜 같은 공간.

‘아는 분께 이야기 많이 들었습니다’ 라든지 ‘너무 예뻐요 이걸 정말 다 어떻게 만드셨어요?’ 굳이 그런 말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잘 마셨습니다” 활짝 웃으며 건넨 그 한 마디에 내가 표현하고 싶은 애정과 존경의 마음을 모두 담아...

 

‘I’ll stop by’…. It was a beautiful day meeting with a cheerful stranger.

‘또 올게요.’ 마음 속으로 그런 다짐을 하며, 기분 좋은 낯선 이와의 만남이 시작된 나만의 첫 날.

 

To ‘start’ something,

It means ‘to get something done’, and at the same time, ‘to embrace something in one’s heart’.

No matter how fearful of the invisible future I may be, I still would like to walk with you till the end of time.

무언가를 ‘시작’한다는 것

그건 ‘무언가를 제대로 끝낸다는 뜻’일 수도, 동시에 ‘무언가를 제대로 내 안에 품었다는 뜻’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알 수 없는 그 끝이 두렵지만 같이 가고 싶다는 내 마음을 확인하는 고백의 시간이 될 수 있는거죠.

 

It’s Monday, the beginning of a week. Excited about a new thread that will be connected soon.

앞으로 이어질 새로운 한 가닥 끈에 설레는 한 주의 시작, ‘월요일’입니다.

 

 

Mar. 18, 2019

SWAN /Manager of Carrot Garden

 

© markcf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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