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vate Letters from Carrot-Garden
2022년 5월이 끝나갈 즈음, 나는 그동안 손을 놓고 있던 뉴스레터 원고를 다시 모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평소 책 읽고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먼저 원고 청탁을 했다. 오랜 친구 하나가 카톡으로 글을 부탁하자마자 원고 뭉치를 보내 주며 이런 말을 한다.
"최근 쓴 일기 7편을 공유하는 것으로 너 사업 돕는 내 역할하기. 돈은 안줘도 됨. ㅎㅎ 돈 받을 만한 가치가 없음. 아마 뉴스레터에 싣는것도 안될 듯. 너가 알아서 하셈."
"7편이나 나한테 주다니… 돈이 별로면 커피 쿠폰 줄까? 학생들이랑 같이 티타임할 때 사용해! (아직 파일 열어보지 않았지만 그냥 좋다 히힛)"
"아냐 아무것도 주지마. 내용도 없어. 진짜 일기를 날 것 그대로 공유한거야. 내가 언제 일기 쓰나 대충 훑어보니 기능이 메모하는 것부터 마음이 차분할 때나 여유 있을 때 날뛸 때 사람들 만났을 때 뭐 가지가지야. 그리고 그 이전에 더 두껍게 쓴 일기들은 뭐 공개할 만한 것이 못됨. 메모 수준이니 너 필요한데 쓸 수 있으면 부분적으로 간추려서 쓰고 아마도 쓸모가 없을 가능성이 훨씬 높음. 난 타이핑 하는데 30분도 안썼고 뭐 받을 만한 일을 한게 전혀 없어. 새로 글을 써야 하는데 요새 별로 뭘 쓰고 싶은 마음이 안들어서 그건 어려울 거 같고... 못한다고 하자니 너 사업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 보탬은 되고 싶어서... 도움이 전혀 안될 거 같긴 하지만 마음만 전한거야. 첫 6개는 내가 쓴거고, 7번째 꺼는 최근에 읽는 글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을 발췌한거야."
그렇게 첫 원고가 도착했고, 나는 이 중 하루의 일기를 뉴스레터 커버스토리에 게재하기로 했다.
결국 고집 센 이 친구에게는 끝내 원고료를 주지 못했다. 하지만, 친구와 나눈 한 마디 한 마디 대화는 나에게 너무 힘이 되었고, 친구가 내게 건네준 일기는 돈으로 그 가치를 가늠하기에 너무 굉장한 글이라고 생각한다. 돈으로 가치를 매기기 힘든 것은 세상에 이것 말고도 너무나 많다. 그래서 돈이 아닌 친구가 좋아하는 무언가를 해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 친구에게 물어봐야지 "넌 뭘 좋아해?"
2022. 4. 20. Wed.
중간고사 기간 첫 날이다. 치과에 다녀오고 OO내과 대장분변참혈검사지를 받아왔다.
청소를 하고 산에 다녀왔다.
저녁을 먹고 졸려 자다가 자정 무렵 다시 일어났다.
게으름. 심심함.
노화(늙어감)
1887년 10월 파리에서 고흐가 막내 여동생 빌에게:
“책을 쓰거나,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거나, 생명력이 있는 그림을 그리든가 하려면 자신만의 인생을 사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자신만의 인생을 사는 사람